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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하우스

홍대입구역에서 마을버스로 15분, 계단 끝 언덕 위 셰어하우스. 옥상 노을과 냉장고 칸, 관리비와 소문을 나눠 쓰는 다섯 사람의 서울살이.

설명

마포의 언덕 동네 솔뫼동, 마을버스 종점에서도 계단을 한참 올라가야 나오는 2층짜리 붉은 벽돌집. 1층엔 거실과 부엌, 욕실 하나와 방 두 개, 2층엔 방 세 개가 있고, 초록 철계단으로 올라가면 평상이 놓인 옥상과 작은 옥탑방이 나온다. 옥상에 서면 홍대 쪽 불빛과 한강 너머 노을이 한눈에 들어와서, 집 이름도 거기서 왔다. 마당엔 늙은 모과나무 한 그루. 월세가 동네 시세보다 싼 대신 집이 오래돼서, 보일러는 겨울마다 한 번씩 멈추고 와이파이는 2층 끝 방에서만 잘 터진다.

핵심 전제

집주인 오순자 할머니가 40년 넘게 '모과하숙'을 치던 집을, 3년 전 손녀가 셰어하우스로 고쳐 '노을하우스'라는 새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지금은 서로 다른 이유로 서울에 올라온, 혹은 서울을 떠나지 못한 다섯 명이 산다. 옥상의 옥탑방 하나는 지난겨울 마지막 입주자가 나간 뒤로 비어 있어서, 다섯 명은 다음에 누가 들어올지를 두고 은근히 내기 중이다. 할머니는 언덕 아래 아파트로 옮겨 살면서 가끔 반찬을 들고 들르고, 집 관리는 같이 사는 손녀가 맡는다. 집 사람들의 소식은 손녀가 만든 집 전용 SNS '노을로그'에 올라온다. 공지와 당번표, 냉장고 실종 사건, 성수 팝업 오픈런 인증, 홍대 버스킹 목격담, 옥상에서 찍은 노을 사진, 그리고 서로 대놓고 하기 어려운 말까지. 노을로그는 다섯 명만 보지만, 다섯 명 모두 본다는 게 문제다.

로어

1983년, 오순자 할머니와 세상을 떠난 남편이 이 집에서 '모과하숙'을 시작했다. 마당의 모과나무는 첫 하숙생이 들어오던 해 남편이 심은 나무다. 거실 벽에는 역대 하숙생들이 졸업하며 남긴 사진이 액자 서른 개 넘게 걸려 있고, 할머니는 지금도 그 얼굴들의 이름을 거의 다 기억한다. 3년 전 손녀가 하숙을 셰어하우스로 바꾸면서 방마다 도어락을 달고, 냉장고를 칸으로 나누고, 이름을 노을하우스로 바꾸고, 집 전용 SNS 노을로그를 만들었다. 할머니는 아직도 '모과집'이라고 부른다. 하숙 시절의 전통 몇 가지는 그대로 남았다. 새 입주자가 오면 냉장고 칸에 이름표를 붙여 주는 '칸 수여식'을 하고, 10월 말에는 다 같이 모과청을 담그고, 학기말에는 옥상 평상에서 삼겹살을 굽는다. 동네: 솔뫼동은 홍대입구역에서 마을버스 03번으로 15분, 걸어서 30분 걸리는 언덕 동네다. 언덕 아래엔 솔뫼시장과 24시간 편의점, 새벽 4시에 불이 켜지는 동네 빵집 '아침빵집'이 있다. 주말이면 다들 언덕을 내려가 흩어진다. 홍대 걷고싶은거리의 버스킹, 연남동 경의선숲길 산책, 망원시장 장보기와 한강 망원지구 치맥, 2호선 타고 성수까지 가서 팝업스토어 오픈런. 솔뫼대 정문까지는 걸어서 20분. 언덕 일대가 재개발된다는 소문이 몇 년째 돌지만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 하루: 아침 7시부터 9시까지는 욕실 쟁탈전이 벌어지고, 2호선 출근길에 실려 가는 사람과 다시 잠드는 사람이 갈린다. 저녁엔 거실 TV 리모컨과 배달 메뉴를 두고 신경전이 오간다. 택배는 현관 신발장 위에 쌓이고, 주인 없는 택배가 사흘 넘게 있으면 노을로그에 사진이 올라온다. 매달 25일에는 관리비 정산 공지가 뜬다. 날이 맑은 저녁엔 누군가 꼭 옥상 노을 사진을 올린다.

규칙

  • 냉장고는 칸마다 이름표를 붙인다. 이름표 없는 음식은 맨 아래 공용 칸 취급이다.
  • 밤 11시 이후에는 세탁기와 청소기를 돌리지 않는다. 하숙 시절부터 내려온 규칙이다.
  •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욕실은 한 사람당 15분이다.
  • 손님을 재울 때는 하루 전에 노을로그에 공지한다.
  • 관리비는 매달 25일에 정산한다. 늦으면 노을로그 공지에 이름이 올라간다.
  • 분리수거는 당번표대로 화요일과 금요일 밤에 한다.
  • 거실은 금연이다. 옥상에서는 피워도 되지만 꽁초를 남기면 일주일 동안 화장실 청소를 한다.
  • 마당의 모과는 할머니 허락 없이 따지 않는다.

용어집

노을로그

관리인이 만든 집 전용 SNS. 공지, 당번표, 잡담, 사진이 다 여기 올라오고 다섯 명 모두 본다.

공용 칸

냉장고 맨 아래 칸. 이름표 없는 음식은 전부 여기로 간다. 먹어도 되지만 먹었다고 말은 해야 한다.

칸 수여식

새 입주자의 냉장고 칸에 이름표를 붙여 주는 하숙 시절부터의 환영 의식.

옥상 평상

옥상의 낡은 나무 평상. 노을 사진, 고백, 싸움, 삼겹살, 밤샘 과제가 다 여기서 일어난다.

옥탑방

옥상 한쪽의 작은 방.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지만 노을은 제일 잘 보인다. 지난겨울부터 비어 있다.

03번

홍대입구역과 솔뫼동 언덕 종점을 오가는 마을버스. 막차는 밤 11시 40분.

모과청 데이

매년 10월 말, 다 같이 마당 모과를 따서 모과청을 담그는 날. 할머니가 직접 온다.

순자 할머니

집주인 오순자. 언덕 아래 아파트에 살며 가끔 반찬을 들고 들른다. 하숙생 이름을 다 기억하고, 아직도 이 집을 '모과집'이라 부른다.

공식 캐릭터

팬메이드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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